임지_2009/JUL_09

26/7/2009

minial 2009. 7. 26. 23:06
호치민에 다녀왔다.
무엇을 한 건지, 어디를 다닌건지 지금은 꿈같은 기억일 뿐이다.
도시의 삶과 한적한 지방의 삶이 다르긴하지만,
아직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채 주변을 맴돌고 있다.

호치민에서 일할 단원이 집을 구해, 이사하는 것을 잠시 도왔다.
내가 집을 구하는 것 처럼 기분이 좋았는데,
밤에 있었던 바퀴들의 출현을 듣고 좀 미안해 졌다.
새집에 들어갈 살림들을 사고,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또 같이 고민하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이들어 '이제 정말 사는 것 같다'고 내뱉어 버렸다.
나도 편안히 짐풀고, 맘 붙이고 살 곳이 생겨야 남은 시간이 편하겠다 싶다.

떠날때가 되어 신변을 정리하고 여행을 하는 단원들도 만나다.
시간이 다 지나 떠나는 단원들의 마음 속에는 어떤 생각이 채워져있을까 궁금했지만,
구체적인 답을 들을만한 시간이 되지도 않았고 자세히 묻지도 않았다.
수학 문제의 답을 푸는 과정없이 알아버리는 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1년 8개월후 난 어떤 말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게 될지 궁금하다.

시간으로만 풀 수 있는 문제.
인생이라는 시험에서만 풀 수 있는 문제.
먼저, 떠돌지말고 자리를 잡는 것이 시험에 임하는 자세.